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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C] 마지막으로, 모든 인간은 풍선에 열광한다. (쉬매)

TRPG

2022. 6. 21.

 

마지막으로, 모든 인간은 진실로 풍선에 열광한다.
 
오랫동안 당신을 의문스럽게 만들었던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기억을 회상합니다.
 
그러나 느껴지는 건 맥없는 우울 뿐입니다.
 
그러던 중 매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마르가레테:"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요. 진상을 듣고 싶으면 이곳으로 오세요."
 
당신이 어떤 고민을 했든 간에, 당신은 그가 부른 곳으로 간 자입니다.
 
문을 열자 눈부신 빛이 쏟아지고,
 
매그는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웨이리:(그는 눈을 찡그리며 선글라스를 들어올린다.) 닥터?
 
마르가레테:그래... 진상이라고 할 게 뭐가 있겠어. 그보다 이것 좀 불어 주실래요?
 
바늘을 든 매그가 당신에게 풍선 하나를 건넵니다.
 
웨이리:(나는 아마도 이 사람에게 화가 나 있었던 것 같은데… 아니, 그건 그에게 너무 과분하다고 결정했었나?) 좋아요. (어쨌든 풍선을 받아든다.)
마지막으로 고무 풍선을 입으로 불어본 건 아마 열한 살 때가 마지막이었을 거예요. (그가 풍선에 숨을 불어넣는다.) 내 생일은 아니었고, 여동생의 생일이었던 거로 기억해요. 걘 나보다 세 살쯤 어리니까 아마 초등학생이었겠죠. 그해 나는 형과 누나와 셋이서만 로스앤젤레스에 다녀왔는데... (틈을 타서 풍선을 분다.)
 
마르가레테:(적당히 흘려 듣는다.) 묶는 것도 잊지 말고요.
 
웨이리:나 묶는 건 못 해요! (아슬아슬한 정도로 크게 부푼 풍선의 입구 부분을 쥐고 마르가레테에게 내민다.)
 
마르가레테:열한 살 때는 누가 묶어주었나요. 형? 어머니? (바람을 아주 약간 빼고 입구를 묶는다.)
 
웨이리:글쎄요. 어쨌든 누군가는 묶어줬겠죠. (살짝 줄어든 풍선을 아쉽다는 듯 바라본다.) 그래서 오늘은 누구의 생일이에요? 당신? 그 애?
 
부풀어 오른 풍선을 든 매그는 그 끝에 실을 달고,
 
팽팽해진 고무 위에 검은색 마카로 글씨를 날려 씁니다.
 
마르가레테:당신과 나의 생일이죠.
 
선이 그어질 때마다 삑 삑,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요.
 
웨이리:뭐라고 쓴 거예요? 독일어예요? '이히 리베 디히?' '구텐 모르겐?' (글씨를 읽어내려다 마르가레테를 홱 돌아본다.) 난 여름에 태어났어요.
 
삑. 삑, 삑. 삑. 삑...
 
그는 고개를 갸웃거리다 다음과 같이 적힌 문장을 똑바로 보여줍니다.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습니다.
 
마르가레테:알죠, 이건 그냥 농담이에요... 한 번 터트려 볼래요?
 
매그가 바늘을 건네줍니다.
 
웨이리:알겠지만, 난 농담을 아주 잘 믿는다고요. 대통령이 죽으면 볼 만하겠는데요. (바늘을 받아 곧장 찌르려다 멈칫한다.) 하지만 당신이 죽으면 어떡해요?
 
마르가레테:그럼 저를 46대 대통령으로 칭하면 되죠...
 
웨이리:미국인도 아니면서. (샐쭉하게 대답하고는 풍선을 콕 찌른다.)
 
펑!
 
매그가 허공에서 펑, 터집니다.
 
축축한 고깃덩어리가 무게감 있게 사방으로 날라갑니다.
 
이성 판정
 
웨이리:
SAN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이성 1d10 감소.
 
웨이리:4
아하하! (세 살 때부터 아버지가 아들의 목을 조르는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랐고 커서는 시속 300km로 달리는 차를 관중석에 갖다 박지 않는 일로 한때 명성을 떨쳤던 소년답게 웃음을 터뜨린다. 그는 이것이 꿈이 아니면 적어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깜짝 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카메라는 어디 있죠?
 
스크립트는 당신이 트루먼이 될 틈을 주지 않고 이어집니다.
 
아, 뼛조각도 날라오는군요.
 
인간의 대퇴골은 참 넙적하고 무겁습니다.
 
풍선과 같지는 않죠.
 
풍선 같지는 않아요...
 
회피 판정
 
웨이리: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세상에, 매그의 대퇴골이 당신의 안면을 완전히 강타했습니다!
 
홈런이네요. 마르가레테, 고관절로 당신을 격퇴!
 
체력 2d4 감소.
 
웨이리:4
윽... (소매로 얼굴을 문지르고 바닥에 침을 퉤 뱉는다.)
('그 사람이 하는 말 같은 건 믿는 게 아니었어. 애초에 들어주지도 말아야 했어. 죽는 것도 혼자 하질 못해서 날 부른 거야? 진심으로? 바보 같기는!')
닥터! (그는 화가 나서 대퇴골을 걷어차고 허공에 소리친다.) 타이주는 당신이 이러고 있는 걸 알아요?
 
하지만,
 
그러네요. 마르가레테는 이제 없군요.
 
당신을 약올리듯 살덩어리처럼 고무조각이 나폴나폴 눈 앞에 내려옵니다.
 
"죽습", "다", "이 풍", "터트리", "선을", "면 사", "니", "이 한 명"......
 
당신의 발길질에 척추 뼈가 채입니다.
 
구멍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신경다발,
 
콸콸 쏟아지는 수액들,
 
그러니까 피...
 
하지만 사람은 풍선이 아니죠.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기로 되어 있었을 뿐입니다.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게 되어 있으므로 매그는 터져 죽었습니다.
 
마치 풍선처럼...
 
하지만 사람은 풍선이 아니죠.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
 
 
 
(체력이 초기화됩니다. 이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안전 벨트를 꽉 조이세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기억을 회상합니다.
 
그러나 느껴지는 건 맥없는 우울 뿐입니다.
 
그러던 중 매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마르가레테:"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요. 진상을 듣고 싶으면 이곳으로 오세요"
 
문을 열자 매그는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웨이리:이런 던전이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어요… 난 이제 헌터도 아니라고요… (중얼거린다.)
 
마르가레테:그래... 진상이라고 할 게 뭐가 있겠어. 그보다 이것 좀 불어 주실래요?
 
웨이리:싫다면요? (웃옷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는다.) 그보다 풍선 같은 건 관두고 같이 드라이브나 가지 않을래요? 물론 운전은 내가 하고요. 난 대중교통이라면 질색인 거 알죠? 기분 전환이 필요해요.
 
마르가레테:기분 전환이라. 아이들은 다들 풍선을 좋아하던데. (처량하게 늘어진 고무 풍선을 살짝 흔든다.)
 
웨이리:그건 걔네가 플라스틱을 먹고 질식해 죽은 바다거북 사진을 보기 전까지고요. (팔짱을 낀다.) 풍선이 그렇게 좋으면 당신 스스로 불면 안 돼요? 나랑 다르게 닥터는 너무 어른이라서 곤란해요?
 
매그는 당신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끈질기게.
 
그러다 당신이 말을 듣지 않을 거라는 걸 느꼈는지 곧 자신의 입가에 풍선을 가져다 댑니다.
 
마르가레테:(작게 웃는다.) 아니, 곤란하지 않아요... 웨이리. 모든 사람은 풍선에 열광한대요.
 
그리고 풍선을 불기 시작합니다.
 
웨이리:당신은 사람이길 바라지도 않잖아요. (부푸는 풍선을 보며 퉁명스럽게 지적한다.)
 
호흡으로 부풀어 오른 풍선을 든 매그는 그 끝에 실을 달고,
 
팽팽해진 고무 위에 검은색 마카로 글씨를 날려 씁니다.
 
선이 그어질 때마다 삑 삑,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요.
 
삑. 삑, 삑. 삑. 삑...
 
그 동안 당신은 무얼 하고 있나요?
 
웨이리:이-풍선을-터뜨리면-사람이-한 명-죽-습니-다. (당신의 속셈은 모두 간파했다는 듯이, 잔뜩 과장된 표정과 목소리로, 아마도 매그가 쓰고 있을 문장을 읊는다. 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의 손이 멈춥니다.
 
쓰기를 멈춘 매그는 당신을 빤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웨이리:왜요?
 
마르가레테:당신... 과거로부터 왔군요.
...하지만 과거로부터 온 것과 미래로 가는 것엔, 차이가 있죠.
 
그리고는 문장을 마저 적습니다.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습니다.
 
마르가레테:알고 있겠지만, 이건 그냥 농담이에요. 한 번 터트려 볼래요?
 
웨이리:무슨 바보 같은 소리예요? 현재의 우리는 모두 과거로부터 온 사람들이라고요. (으레 그러듯이 80년대 할리우드 영화의 예를 들어 설명하려다 관둔다.)
밟아서 터뜨려도 돼요?
 
마르가레테:음, ...
(풍선을 든 팔을 쭉 뻗은 채 숙여서, 발치에 대어 준다.)
 
웨이리:(마르가레테를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내가 이걸 터뜨리면 좋겠어요?
나여야만 해요?
대답해 줘요, 닥터.
 
마르가레테:그건 저도 모르겠어요. 아니, 답이 중요치 않다고 해야 하나...
웨이리 씨, 우린 그냥 태어났고 여기에 놓였어요. 당신은 놀이공원에서 놀이기구를 타지 않을 건가요?
 
웨이리:(대답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는 롤러코스터를 좋아한다.) 타야죠.
(그리고 풍선 위로 발을 구른다.)
 
펑!
 
마르가레테가 당신의 아래에서 펑, 터집니다.
 
축축한 고깃덩어리가 무게감 있게 사방으로 날라갑니다.
 
아, 뼛조각도 날라오는군요.
 
인간의 대퇴골은 참 넙적하고 무겁습니다.
 
풍선과 같지는 않죠.
 
풍선 같지는 않아요...
 
회피 판정
 
웨이리: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어김없이 마르가레테의 고관절에 얻어 맞는다.)
 
홈런입니다! 마르가레테, 고관절로 당신을 격퇴!
 
체력 2d4 감소.
 
웨이리:6
 
하지만, 그러네요. 매그는 이제 없군요.
 
살덩어리처럼 고무조각이 나폴나폴 눈 앞에 내려옵니다.
 
"죽습", "다", "이 풍", "터트리", "선을", "면 사", "니", "이 한 명"......
 
어느새 주저앉아 바닥에 나뒹구는 당신의 손에 척추 뼈가 만져집니다.
 
구멍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신경다발,
 
콸콸 쏟아지는 수액들,
 
그러니까 피...
 
하지만 사람은 풍선이 아니죠.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기로 되어 있었을 뿐입니다.
 
풍선을 터트리면 사람이 한 명 죽게 되어 있으므로 매그는 터져 죽었습니다.
 
마치 풍선처럼...
 
하지만 사람은 풍선이 아니죠.
 
단지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
 
 
 
(체력이 초기화됩니다. 이성은 그렇지 않습니다. 안전 벨트를 꽉 조이세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기억을 회상합니다.
 
그러나 느껴지는 건 맥없는 우울 뿐입니다.
 
그러던 중 매그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마르가레테:"이야기의 끝을 알고 있어요. 진상을 듣고 싶으면 이곳으로 오세요."
 
당신이 어떤 고민을 했든 간에, 당신은 그가 부른 곳으로 간 자입니다.
 
문을 열자 매그가 역광 속에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웨이리:(성큼성큼 다가간다.) 당신 사진을 찍어서 레딧에 올릴 거예요. '내 전 직장 동료가 미친 것 같아' 라는 제목으로요.
 
마르가레테:그래... 진상이라고 할 게 뭐가 있겠어.
마음대로 하세요, 웨이리. 그보다 이것 좀 불어 주실래요?
 
바늘을 든 매그가 당신에게 풍선 하나를 건넵니다.
 
웨이리:(풍선을 건네 받지만 불지 않고 주머니에 넣는다.) 진상은 당신은 비겁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이휘의 선택을 받았다는 거야.
나는 풍선으로 만든 강아지도, 생일 파티의 에어바운스도 꽤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이젠 당신 때문에 싫어졌어요.
 
마르가레테:전 법칙을 다시 쓰는 사람이 아닌 걸요. (불능한 눈으로 물끄러미 바라본다.) 모든 인간은 풍선에 열광한다는데...
 
웨이리:(입을 비죽거린다.) 니체인지 칸트인지 몰라도 그 말을 한 사람은 얼간이인가 봐요.
 
마르가레테:그럴지도요. 하지만 웨이리 씨, 풍선을 꺼내서 불어 주세요. 그건 그냥 풍선일 뿐이잖아요.
 
웨이리:싫어요. 이건 약속과는 달라요. 당신은 나한테 '이야기의 끝'을 알려준다고 했고, 나는 그걸 듣기 위해 여기에 왔어요. 풍선 따위를 불기 위해서가 아니라고요.
 
마르가레테:(눈을 깜빡인다.) 늦었어요.
아니, 늦지 않았을지도... 어쩌면. 과거로부터 온 것과 미래로 가는 것은 다르니까.
당신은 이곳에 왔군요.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이해하기 위해.
우리는 살면서 왜 이런 일을 겪는 건지, 그것에 어떤 의미가 있어서 굴러 다녀야 하는지...
하지만, 웨이리 씨... 예를 들자면, 이건 수레바퀴 같은 거예요.
 
웨이리:내가 아는 바퀴는 삼십 분도 못 가서 닳아 없어져요.
 
마르가레테:그럼 우리도 태어난 것처럼 죽을 수 있겠죠. 그렇지만 바퀴가 도는 동안에는, 그것이 나아가고 있다고 해도 제자리를 회전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소리였어요.
 
웨이리:그럼 풍선을 또 불라는 거예요? 그걸 또 터뜨리고요? 베가스의 중독자들이 당첨되는 순간까지 슬롯 머신의 레버를 당기듯이? 난 이미 흥미를 잃었는데도요.
 
마르가레테:그럼 놀이기구에 타는 대신 퍼레이드를 즐겨 봐요.
 
그렇게 말하고 마르가레테는 품에서 다른 풍선을 꺼내어 불기 시작합니다.
 
이번엔 무슨 색인가요? 조금 달라지지 않았나요?
 
조금 달라지는 이야기에는 조금 달라지는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요?
 
웨이리:(두 번째 풍선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호흡으로 부풀어 오른 풍선을 든 매그는 그 위에 글씨를 적기 시작합니다.
 
선이 그어질 때마다 삑 삑, 마찰하는 소리가 들려요.
 
당신은 무얼 하고 싶은가요?
 
당신, 저 문장은 마음에 들었나요?
 
웨이리:(말마따나 약간의 변화 덕분에 흥미가 동한다. 지루함으로 다림질한 듯 빳빳했던 표정에 다시 생기가 돈다.) 바늘 있어요?
 
그는 무언가 생각하더니 적던 손을 멈춥니다.
 
이 풍선을 터트리면 사
 
글자가 적히다가 뚝 끊깁니다.
 
마르가레테:바늘은 있어요. 그렇지만 이대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웨이리 씨, 하고 싶은 게 있나요? 이미 여기까지는 적어버렸지만.
 
웨이리:하고 싶은 거요? 매일매일 재밌는 걸 하고 싶은데요.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으니까 졸업 무도회에도 가 보고 싶고, 테슬라에서 새로 낸다는 전기차도 시승해 보고 싶고, 내가 부산하고 시끄러워서 아무것도 되지 못할 거라던 숙모와 숙부들을 다시 한번 만나고 싶고…
 
마르가레테:전부 다는 어려운걸. 적당한 단어를 붙여 보세요. 트랙에서 졸업 무도회를 하진 못하겠지만, 불꽃놀이는 볼 수 있을 테니... (풍선과 검은색 마카를 건네준다.)
 
웨이리:(풍선과 마카를 받아든다.) 이미 '사'까지 쓴 건 어떡해요? 줄을 그어서 지워도 돼요?
 
마르가레테:글쎄요, 아주 문제될 건 없을지도? 말했듯이 이건 농담을 하자는 거니까.
 
웨이리:원숭이 손 괴담 알아요? 소원을 빌 때는 현명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는 그 이야기요. 난 항상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현실에서는 소원을 빈다고 해서 그대로 이뤄질 기회가 거의 없는데, 그런 교훈은 대체 누굴 위한 건지. (예고한 대로 '사'를 쓱쓱 그어 지우고는 문장을 마저 적는다. '이 풍선을 터뜨리면 나는 마르가레테 사가를 이해할 수 있다.')
 
마르가레테:무심코 낙관적으로 생각해버리고 마는 이들을 위한 교훈일 수도 있죠. 사람의 연상은, 대개 밝은 쪽으로 나아가려 해서...
'이해할 수 있다'.
이해할 수 있다면, 당신은 이해하려고 해 주실 건가요?
 
웨이리:(어깨를 으쓱인다.) 내키면요.
불쾌해요?
 
마르가레테:모르겠어요. 겪어본 적 없어서...
 
웨이리:바늘을 줘요.
 
마르가레테:(풍선을 건네받고, 바늘을 준다.)
 
웨이리:터뜨릴게요. 이건 어차피 농담에 불과하니까요. (그리고 얇은 고무로 된 표면에 바늘을 찔러 넣는다.)
 
펑!
 
풍선이 터지고, 고뭇조각에 반짝이는 은박이 섞여 내립니다.
 
희미한 노랫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려옵니다.
 
"Somewhere over the rainbow"...
 
마르가레테가 나폴나폴 날리는 은박 조각을 보며 찌푸립니다.
 
그는 아주 빠른 속도로 달려서, 그러니까, 과거의 모습을 한 것처럼 어리고 미숙해져 있습니다. 겉보기론 똑같지만요.
 
바퀴 돌아가는 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그야 우리는 태어났고, 이제는 철로를 뛰어내려서,
 
무지개로 향해 가는 중인지도 모르겠어요. 헐리웃 영화보단 차라리 동화에 가까울 결말처럼.
 
웨이리:(고개를 젖히고, 손을 휘둘러 흩날리는 은박지를 낚아채려 한다.)
 
파란색 은박지는 팔랑거리며 몇 번을 빠져나가더니 곧 당신 손안에 들어옵니다.
 
그 손엔 주름이 져 있습니다.
 
웨이리:(손을 뒤집으며 손등과 손바닥을 번갈아 보더니 자신의 뺨을 더듬는다.)
 
뺨은 거칠고 흐물거립니다.
 
이제 알겠어요. 당신은 본 적 없는 미래를 겪고 있습니다. 던전에서처럼...
 
아니지, 당신은 그저 본 적 없는 과거를 회상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어린 날의 추억에서 당신은 끝끝내 어떤 의미도 찾지 못했지만,
 
지금의 당신에 비하면 아주 어렸던 마르가레테 사가를 마주하는 기회는 되었을지 모르겠네요.
 
마르가레테:웨이리 씨, ...
 
아주 오랜만에 풍선을 봤습니다.
 
퍼레이드의 한복판에 선 것처럼 커지는 노랫소리, 색색의 종이 폭죽들,
 
웨이리:(돌아본다.) 네, 매그.
 
마르가레테:모, 모든 일이 잘못되- 되었으면 좋겠어요.
 
매그는 암울하게 중얼거립니다.
 
하지만 어떤가요? 당신은 어리고 활기찼던 시절로 한시금 돌아왔었습니다.
 
마르가레테:있죠, 모든 인간은 풍선에 열광한다는데...
당신도 그렇다고 말할 건가요?
 
지금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당신, 기억하고 있나요?
 
이곳에 어째서 오게 되었나요?
 
당신은 여전히 미래로 가는 존재인가요?
 
당신은 어떤 과거로부터 온 것인가요?
 
오랫동안 당신을 의문스럽게 만들었던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계속해서 이야기를 불러옵니다.
 
기억을 회상합니다.
 
그러나 느껴지는 건 맥없는 우울 뿐입니다.
 
그러던 중...
 
펑!
 
매그가 허공에서 펑, 터집니다.
 
축축한 고깃덩어리가 무게감 있게 사방으로 날라갑니다.
 
이성 판정
 
웨이리:매그?
SAN Roll
기준치: 46/23/9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d5 감소.
 
웨이리:2
 
아, 뼛조각도 날라오는군요.
 
인간의 대퇴골은 참 넙적하고 무겁습니다.
 
풍선과 같지는 않죠. 풍선 같지는 않아요...
 
회피 판정
 
웨이리: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42
판정결과: 실패
 
세상에, 매그의 대퇴골이 또 당신의 안면을 완전히 강타했습니다!
 
체력 2d4 감소.
 
웨이리:4
 
몸이 휘청이며 나동그라지고, 코에서 턱 밑으로 축축한 액체가 흐릅니다.
 
웨이리:이번에는 제대로 했다고 생각했는데… (중얼거리며 손등으로 얼굴을 훔친다.)
 
주름 없는 당신의 손등도 바닥도 붉게 물듭니다.
 
구멍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신경다발, 콸콸 쏟아지는 수액들, 그러니까 피...
 
마르가레테는 산산조각나버렸습니다.
 
당연하지만 그는 온전히 붙지 않습니다. 풍선이 아니니까요...
 
웨이리:이제 알겠어요. (그가 바닥에 고인 웅덩이를 향해 다소 음울하게 중얼거린다.) 더는 궁금해 하지 않을 거예요. 내가 당신에게 건넸던 마지막 인사처럼…
 
우리 함께 흩어진 마르가레테를 주워 모으자.
 
그것으로 벽을 쌓고 가드를 세우는 거야.
 
코너마다 풍선을 매달고 열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춤을 춰.
 
당신....
 
그럼 이 무의미한 이야기를 이만 끝낼까요?
 
다시 그를 만나러 가지 않겠어요?
 
이 이야기의 끝에 무언가 근사한 것이 있을 거란 기대는 버렸나요?
 
정말 그럴 수 없어 보여요?
 
웨이리:(고개를 흔든다.) 싫어.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래. 난 아무것도 하지 않을 거예요.
그게 나와 닥터의 약속이니까.
 
마지막으로,
 
당신은 풍선에 열광하지 않나요?
 
웨이리:(대답하지 않는다.)
 
...
 
오랫동안 당신을 의문스럽게 만들었던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 이야기의 정답을 도무지 구할 수 없어서,
 
당신이 겪은 일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되짚고 또 되짚었습니다.
 
당신은 과거로부터 이야기를 불러오길 관두었습니다.
 
기억을 회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당신은 미래로 가는 자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살아야만 합니다.
 
누구의 연락도 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었을까요?
 
사람이 풍선에 글자를 적고, 그것을 터트렸더니,
 
그 자신도 함께 터져 죽어버리다니.
 
고작 그런 식으로 타이주가 선택한 매그는 죽어버렸다니.
 
그 끔찍한 사건에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는 더는 궁금해하지 않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그저 모든 인간이 진실로 풍선에 열광하기 때문일 거예요.
 
마지막으로, 모든 인간은... (完.)
 
웨이리:ㅇㅁㅇ!!!!!!!!!!!!!!!!!!!!!!!!!!!!!!!!!!!!!!
 
소리샘 (GM):.. 끝 이에요
 
파고:좋앗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리샘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고:너무재밋엇어요...........................
 
소리샘 (GM):다행이야 ~~~~~~~
 
파고:하.......짱이다끝내준다
감사합니다.......................
 
소리샘 (GM):ㅋㅋㅋㅋㅋㅋㅋ하 . ...~~~~ 좋아하는시나리오 예요
 
파고:네......... 재밋어요....... ㄱㅡ 솔직히 웨이리 조금씩만 변주를 주면 걍 계속, 계속, 계속, 터뜨리고 잇을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저는 웨이리가아니니까 적당히 미래로 나아가봣습니다
 
소리샘 (GM):ㄱㅡ 그것도좋아요
 
파고:어떤 세계에서는 한 10만번쯤 터뜨렷겟죠...
 
소리샘 (GM):좋다 .... 근데 이 이야기자체가
악독하게 만들어지기는했지만 기본적으론 '(pc든 플레이어든)하고싶은걸 해라'라서
 
파고:우아앙 네
 
소리샘 (GM):어떤세계에서 풍선에 매번 다른 문장 적으면서 환상경돌리며 10만번쯤터뜨리는 왜이리.. 생각하면 즐거워져요
 
파고:그렇네요......... 웨이리.........
거기 적을 문장으로 '타이주가 나를 선택한다'
'마르가레테와 내 성격이 바뀐다'
 
소리샘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고:이런 것도 고민햇는데
각자 다 결과값이잇엇겟죠
 
소리샘 (GM):네 .. 후자였으면 롤플바꿔햇겠다 재밌었을듯(ㅋㅋ
 
파고:ㅋㅋ 아
매그롤플 자신없는데 다행이에요
뭐지? 은박지 흩뿌리는 것도 좋앗고... 그때 엔딩인가 생각햇는데
아니엇어서 더 좋앗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어리고 미숙해진 매그가 갑자기 말 더듬는 것도.... 좋앗어요...
겪어본적 없어서 몰랏다고 하는 것도...
 
파고:좋앗던 점 쏟아내고 감
 
소리샘 (GM):ㅋㅋㅋㅋㅋㅋㅋ
진상 아닌 진상 보여드릴까요 ??(모르는채로 놔둬도 ㄱㅊ은 시날이라고 생각하긴함)
 
파고:네!!
안보여주셧어도 스스로 찾아서 까봣을듯?!
 
소리샘 (GM):PC들은 오직 플레이어들이 시나리오를 플레이하고 싶다는 이유로 탄생하여 세팅된다.
끝 이에요
 
파고:우아아아앙
좋다
 
소리샘 (GM):ㅋㅋ
 
파고:ㅈㅉ종이인형들의 존재가치 그자체이잔냐~~!!
 
소리샘 (GM):진짜루..
근데 웨이리pc는 되게
 
파고:이 라이터분이 쓰신 약간 이런.. 메타픽션계? 시날들... 그렇군요...
네...
 
소리샘 (GM):플레이어가 열광/캐릭터가 놓여짐 이 아니라
왜이리가 놀이기구를 좋아해줘서 재밌었어요
 
파고:아~~~ ㅁㅈㅁㅈ요
저는...
다치거나 징그럽거나.. 이런 묘사 앞에서 동요하는 pc 롤플 힘들어해서 (ㅋㅋㅋㅋㅋㅋ
 
소리샘 (GM):ㅋㅋㅋㅋㅋㅋㅋㅋ그치...뭔주알지...
 
파고:가보자고 스탠스인 웨이리 편햇습니다
즐겁다..... 4인관 중에서 생각해봐도 매그가 kpc인 게 정말 짱이네요......
 
소리샘 (GM):그래서 시날본문이랑 반대로 작성한지문이 꽤있엇어요 특히 후반부에
ㅁㅈ.... 진짜로 쉬매그자체
 
파고:리샘님그림도 넘 아름다웟어요......
딱히 그런 시날 아니엇지만....
 
소리샘 (GM):ㅋㅋㅋㅋㅋㅋㅋㅋ
 
파고:플레이어들의 욕망이란 그런 거겟지...
 
소리샘 (GM):그런 거지 .....
 
파고:풍선 띄워. 거기 서. 이러면 아름답게 찍히고 그런 거죠...
 
소리샘 (GM):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파고:둘이 뽀뽀하고 토햇어도..
 
소리샘 (GM):시나리오자체는 건조하게 풍선 불어. 터트려. 이게끝인데
풍선광세카로는 일단헬륨풍선을와방날리는게 대 유행~! 이란점이
 
파고:ㅁㅈ요 다들 놀이공원 간 것처럼 그러고 잇음
 
소리샘 (GM):메타적으로 시날을 완성시킨거같아(ㅋㅋ
 
파고:하... 좋앗다...... 기대이상으로 재밋엇어요!!!!!!!!!
저 뭔가 제대로 하고 잇는 건가 헷갈렸지만
경험상 이런 시날은 정해진 길이 없으니
 
소리샘 (GM):다 다행이다 ~~~! 즐겨주셧다면기버요
 
파고:걍 밀고나가보자고 햇는데
나름 정답 없는 거 맞앗던 거 같아 기쁩니다
 
소리샘 (GM):ㅜㅜ짱
웨이리롤플 다너무좋았어요 하아아
 
파고:ㅜㅜ 네 리샘님 따로 백업하시는 곳 없으시면
제가 긁어둬도 되고요?!
for. 본질...
 
소리샘 (GM):그리고 이들의 첫만남/마지막에서만 호칭이 닥터엿단점에서 더좋았어
ㅇ ㅏ
ㅋㅋ저 백업처있긴한데 엄청 뜨문뜨문해서,. 먼저긁어두셔도됩니다 !!
 
파고:나는 미묘한 호칭 변화에 약하다--!!
좋아요... ㅈㅓ 보통은 마스터링한 것만 백업해두지만...
풍선광은 딱히 그래야 할 필요 없을 것 같아서...
 
소리샘 (GM):ㅎㅎㅎ맞어 글고저도 웨이리대사 하루라도빨리 공유하고싶은마음입니다
 
파고:매그 대사가 대체로 루틴화 되어 잇는 건 조금 아쉬웟지만... (오타쿠의 치졸한 욕망o, 시날에대한아쉬움x)
첨부터끝까지 즐겻습니다 ㄱㅡ 컴팩트하게 알차게 다녀와서 기뻐요 감사해요
 
소리샘 (GM):ㅋㅋㅋㅋㅋㅋㅋㅋ후후 날먹해서좋았어요
즐거웟습니다 슬슬 롤방 나가볼게요 !!
 
파고:네!!!! 해산~~!!!!!!